정부가 역대급 불황을 맞은 반도체 산업을 구원하기 위해 'K칩스법(반도체특별법)'의 입법화에 다시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14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이날 전체 회의와 조세소위원회(조세소위)를 열고 K칩스법 법안을 상정할 예정입니다. 이에 침체에 빠진 반도체 산업에 활력을 줄지 기대되고 있습니다.
K칩스법은 '국가첨단전략산업 경쟁력 강화·보호특별보치법 개정안'과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 등 2건이 담긴 패키지 법안인데요. 지난해 8월 국민의힘 반도체산업경쟁력강화특별위원회 차원에서 발의됐습니다. 반도체 등 첨단산업 분야는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및 인허가 처리 기간을 단축해 주고 기업에는 각종 세제 혜택을 제공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추진 중인 개정안에 따르면 반도체·배터리(이차전지)·백신·디스플레이 등 국가전략기술 시설투자에 대한 세액공제율은 대기업·중견기업의 경우 현행 8%에서 15%로, 중소기업은 16%에서 25%로 상향됩니다. 투자 증가분에 관한 10%의 임시 추가 세액공제까지 더하면 대기업은 최대 25%, 중소기업은 최대 35%까지 세액지원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한국반도체협회와 기업들은 치열한 글로벌 반도체 경쟁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2월 내 신속한 입법을 추진해야 한다고 적극 건의하고 있습니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산업은 9년 연속 수출 1위 품목이자 우리나라 제조업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라며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이 이어져야 글로벌 경쟁력을 갖춰 선제적인 대비를 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다만, 야당이 반대의 입장을 보이면서 K칩스법 입법에 난항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야당은 중견·중소기업 투자공제율 상향엔 대체로 긍정적이지만, 대기업 세제 혜택엔 부정적인 입장입니다.
전날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에 속한 장혜영 정의당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재벌에 9조원을 몰아주는 특혜법"이라고 비판했는데요. 장 의원은 "이번 개정안이 통과된다면 삼성은 3조2000억원, 하이닉스는 8000억원을 매년 감면받을 수 있다"라며 "기존 8% 공제에 비해 삼성과 하이닉스는 매년 1조9000억원의 추가 감면을 받게 되고, 5년 기준으로는 9조2000억원의 현금을 삼성과 하이닉스에 쥐여주게 된다"라고 설명했습니다.
현재 여당은 조특법 관련 사항을 최우선 법률로 추진한다는 입장이지만, 조세소위는 민주당 7인, 국민의힘 4인, 정의당 1인으로 구성된 만큼 야당 협조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입니다.
만약 양측의 협의가 빠르게 이뤄지게 되면 오는 15일 경제재정소위원회에서 해당 법안이 심사된 후, 전체회의에서 법안 의결까지도 가능할 전망입니다.
인공지능(AI) 챗봇인 '챗GPT'가 등장하면서 반도체 시장에도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특히 AI 서비스 확산으로 D램의 데이터 처리 속도가 중요해지면서 고대역 메모리(HBM) D램등 고성능 반도체가 각광받고 있습니다. HBM은 D램 여러 개를 수직으로 연결해 기존 D램보다 데이터 처리 속도를 대폭 끌어올린 것으로, 대량의 데이터를 한 번에 보낼 수 있는 고대역폭 메모리 반도체입니다. AI, 슈퍼컴퓨터(HPC) 등 초고속 데이터 분석에 활용됩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그동안 HBM은 뛰어난 성능에도 불구하고 복잡한 생산 공정과 고난도 기술로 평균 판매단가가 높아 일반 D램보다 활용도가 낮았는데요.
최근 챗GPT 등 초거대 AI 도입이 필수가 되면서 비싼 값을 치르더라도 HBM을 적용하겠다는 빅테크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실제로 올해 들어 삼성전자, SK하이닉스에 HBM 관련 주문이 쇄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세계 1위 GPU 기업 엔비디아와 서버용 CPU 기업 인텔은 SK하이닉스에 "HBM3를 공급해달라"라고 계속 요청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엔비디아의 'A100' GPU에는 SK하이닉스의 3세대 HBM D램이, A100보다 최신 제품인 'H100' GPU에는 SK하이닉스의 4세대 HBM 제품이 적용됐습니다.
이에 반도체 업계에선 수년 내 AI에 특화된 메모리 반도체를 중심으로 변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HBM3 가격이 최고 성능 D램 대비 최대 다섯 배까지 치솟기도 했다"라며 "당초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예상한 것보다 시장 성장 속도가 두 배 이상 빠르다"라고 전했습니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2020년 220억달러(약 27조원) 규모였던 AI 반도체 시장 규모가 2026년에는 861억달러(107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분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