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활용에 대한 청사진을 공개했습니다. 한은은 미래 통화 인프라 구축을 위해 금융당국과 CBDC 활용 테스트를 진행한다는 계획입니다.
4일 한국은행은 이번 달부터 내년 말까지 금융위원회 및 금융감독원과 공동으로 'CBDC 활용성 테스트'를 추진한다고 발표했는데요. CBDC 활용성 테스트는 개인의 지급결제에 사용되는 '소매용'이 아닌 금융기관 간 자금거래 및 최종 결제 등에 쓰이는 '기관용' CBDC를 중심으로 진행될 예정입니다.
이번 테스트에서 한은은 국제결제은행(BSI)과 협력해 예금 토큰, 이머니 토큰 등 다양한 지급수단을 아우르는 새로운 설계모델(CBDC 네트워크)을 제시하고, 내년 4분기에는 개념검증과 같은 가상환경에서 이뤄지는 기술 실험뿐 아니라 일반 국민들이 직접 참여해 새로운 디지털 지급수단의 효용을 체험할 수 있는 실거래 테스트도 제한적으로 실시할 계획입니다.
한은 측은 "이번 테스트에서 IT 기술 발전을 반영한 미래 통화 인프라의 시범모형을 제시함으로써 기존의 서비스와는 차별화된 다양한 혁신적 지급 및 금융 서비스를 구현하는 기틀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한다"라면서 "토큰 증권 등과 같은 새로운 형태의 금융상품이 보다 안전한 지급수단을 통해 효율적으로 거래되는 방안을 마련하는 데에도 이바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한편, 그동안 한은은 CBDC 도입을 위한 연구·개발을 적극 추진해 왔는데요. 지난 2021년 8월부터 10개월 간 CBDC 발행의 기술적 기반 확보를 위한 모의실험 실시를 완료했으며, 올해 5월에는 CBDC 모의시스템 금융기관 연계실험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삼성전자와 오프라인 CBDC 기술연구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도 체결했습니다.
세계의 주요 중앙은행들이 CBDC 개발 및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국제결제은행(BIS)이 최근 3개 중앙은행과 함께 진행한 CBDC 실험을 성공적으로 완료했습니다.
4일 주요 외신에 따르면 BIS는 프랑스, 싱가포르, 스위스 중앙은행 등과 협력해 CBDC를 통한 국가 간 거래와 결제의 효율성을 검증하는 프로젝트 마리아나(Project Mariana)를 수행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해당 프로젝트에서 BIS는 탈중앙화 금융(DeFi) 기술을 활용해 가상 유로, 싱가포르 달러, 스위스 프랑 등 기관용 CBDC 통화의 국경 간 거래에 성공했습니다.
이번 프로젝트에 대해 BIS 측은 "마리아나 프로젝트는 단지 실험적인 단계일 뿐"이라고 경고하면서 "관련 국가 중 어느 나라도 실제로 CBDC를 발행하거나 DeFi 기술을 활용할 계획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에마누엘레 아수안 프랑스은행 금융안정 및 운영담당 사무총장은 "마리아나는 여러 측면에서 매우 혁신적인 실험이었다"라면서 "우리는 각 관할권의 CBDC가 발행되는 지역 플랫폼과 상호 운용 가능한 글로벌 네트워크에서 다중 CBDC를 교환할 수 있는 실용적인 솔루션을 개발했다. 이는 미래에 국경 간 결제 기능의 선구자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습니다.
한편, 프랑스은행에 따르면 유럽연합(EU)도 유로의 디지털화를 빠르게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프랑수아 빌레로이 드 갈라우 프랑스은행 총재는 파리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유로시스템은 첫 번째 유형의 토큰화된 CBDC 발행을 포함하여 중앙은행 자금 결제를 위한 새로운 기술을 탐색하기 시작했다"라며 "적격성 기준과 관심 요청은 앞으로 몇 주 안에 발표될 것이며, 내년부터 실제 거래에 대한 시험을 포함한 실험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