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사태와 함께 지금 현 시장에서 가장 이슈가 되고 있는 주제를 꺼내 보라고 한다면 역시나 국제유가가 되겠습니다. 요새 가장 핫한 이슈 중 하나인데요, 오늘 그 배경을 알아보겠습니다.
- 국제유가 하락의 시작
2020년 1,2월부터 코로나의 세계적 확산으로 실물경제가 얼어붙으면서, 글로벌 경기 침체와 이에 따른 원유 수요 감소에 대한 우려감이 시장을 지배하기 시작했습니다.
3월 초 WHO가 사상 세 번째 ‘팬데믹’ 선언을 한 이후로 우려감이 어느 정도 현실이 되었고, 계속 가격이 내리고 있던 원유가 무섭게 폭락하기 시작했습니다.
코로나가 전 세계로 무섭게 확산한 만큼, 유가도 손쓸 틈 없이 폭락한 것입니다.
이에 3월 초 산유국들은 OPEC 회의를 통해 석유 감산에 대해 논의를 시도했으나,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의 반대로 감산 합의가 불발되는 돌발 상황이 생기게 됩니다.

원유 공급으로 떵떵 거리는 대표적인 두 나라가 왜 이렇게 경쟁을 벌이고 있었을까요?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는 왜 이익을 포기하고 감산 합의를 거부한 것인지 지금부터 알아보겠습니다.
-미국의 셰일 혁명이 원유에게 위협이 되다
세계 최대 원유 매장량을 자랑하는 사우디아라비아는 전통적으로 미국에 가장 많은 석유를 수출해 온 나라입니다.
그런데 미국에서 셰일오일과 셰일가스가 쏟아지면서, 원유보다 값싼 에너지인 셰일을 도리어 사우디아라비아가 수입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셰일의 등장으로 미국이 전 세계 에너지 패권을 가진 에너지 수출국이 된 것입니다.
산유국에게는 미국의 셰일 업체가 눈엣가시였을 겁니다.
원유가 폭락하면 수요자들은 굳이 대체재인 셰일을 살 필요가 없습니다. 셰일이 아닌 원유로만 할 수 있는 일도 있기 때문에, 같은 값이면 원유를 사는 것이 좋으니까요.
러시아 또한 이번 기회에 미국 셰일 업체를 말려 죽이고, 에너지 패권 경쟁에서 우위에 서기 위해 감산을 거부한 겁니다. 거의 신 냉전인 셈이죠.
그리고 전 세계는 유례없는 유가 전쟁을 보게 됩니다.
미국의 에너지 생산 시장 점유율을 빼앗겠다는 의미도 있겠지만, 모든 이유가 이 때문만은 아닙니다.
-중동 산유국을 중심으로 공급 과잉
-이란의 수출 재개로 시장 경쟁 확대
-글로벌 경기 침체로 원유 수요 감소
이와 같은 이슈 등이 전초전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 국제유가, 4년 만에 30달러 밑으로 내려가다
3월 중순, 사우디는 공급과잉에도 불구하고 원유를 증산하기 시작합니다. “배럴당 30달러도 아주 편안하다”라는 명언을 남기면서요. 이에 러시아 석유회사 또한 생산량을 유지하면서 배럴당 15달러에도 살아남을 수 있다는 기사를 내며 유가 전쟁에 불을 붙입니다.
원유가 30달러일 때, 미국 셰일 업체 중 버틸 수 있는 기업은 5곳뿐이라는 관측이 있었던 만큼,
미 셰일 산업 말려 죽이기 전략은 성공적으로 먹혔고, 더 이상 손실을 감수하기 어려웠던 셰일 업체들이 초토화 위기에 빠지고 실제로 파산하기 시작합니다.
연쇄도산이 일어난다면 금융권도 무사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에너지 관련 수십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지기 때문에, 미 트럼프 대통령이 합의를 이끌어내기 위해 중재에 나서게 됩니다.

미국이 비축유를 매입하는 동시에 중재를 시도하는 동안에도 원유는 기존 가격보다 약 40% 폭락하여 1970년대 초 오일쇼크 수준이 되었고 4월에는 배럴당(WIT 서부텍사스유 기준) 20달러마저 붕괴되고 맙니다.
- OPEC 감산 합의에 성공하다
마침내 4월 12일, OPEC+(오펙 플러스·석유수출국기구인 OPEC과 10개 주요 산유국 연대체)은 긴급회의에서 러시아와 사우디의 동의를 얻어 감산 합의에 성공합니다. 유가 전쟁이 일단락된 것이죠.

다만 역사적인 감산 합의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코로나로 인해 글로벌 원유 수요 감소 규모에 비해 불충분하다는 분위기입니다.
전 세계 원유 저장용량이 한계에 달한지 오래이고, 감산의 규모와 시기 모두 늦었다는 반응이어서, 아직까지는 감산 합의가 국제유가 반등에 실제 큰 영향을 주진 못하고 있습니다.
4월 20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 인도분 미국 서부텍사스산 원유는 배럴당 "-37.63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사상 처음으로 원유가격이 마이너스로 내려간 것입니다. 수요가 실종되어 원유를 파려면 웃돈을 줘야만 팔 수 있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죠.
주요 산유국들이 하루 970만 배럴 감산에 합의했지만 수요 감소량은 하루 3천만 배럴로 추정되어 공급과잉이 해소되지 못했고, 저장 시설 한계가 3주 안에 도래한다는 전망이 나왔기 때문입니다.
6월 물 원유는 10달러 대에 머물러 있어 마이너스 가격은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긴 합니다만, 고개를 들지 못하고 수렁에 빠진 유가가 과연 언제 해결될지 추이를 지켜보도록 하겠습니다.
(최근 1년간 유가 차트)
